코로나19사태로 촉발된 전 세계적 금융위기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은 3월 9일 하루 1조3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빼며 주가를 끌어내렸고 코스피는 1954.77로 장을 마감했다. 하루 만에 4.19%가 내려앉은 대폭락이었다. 달러는 급등했다. 글로벌 증시 패닉에 미 연방준비제도가 3월 17~18일에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90조 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에 나설 정도로 전 세계 시장은 다급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발 빠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 합의 실패 소식까지 더해지며 국제유가(WTI)도 3월 6일 10%나 폭락했다. 3월 18일로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공동감산기술위원회 회의에서 극적 타결이 불발될 경우 유가 불안은 금융시장 전반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의 코로나 확산세와 미국의 코로나 전파 속도가 제어되지 않는다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장기 호황은 막을 내리고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상의 태풍이 몰아칠 수도 있다는 시장 전문가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상황만 종합해볼 때,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보수적이고 비관적인 관점으로 코로나19발 금융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IMF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를 냉철하게 돌아보면 금융위기 대처법이 나온다. 이러한 시점에 달러, 주식투자, 부동산, 금융 자산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금융위기가 왔을 때 코스피는 급락했고 환율은 급등했다. 현재 환율은 1180~12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나스닥 등 미국 시장의 충격이 한두 차례 더 반복된다면 환율이 더 급등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회가 될 때마다 달러자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정기예금 등 원화자산 비중을 20% 정도 줄여 달러예금이나 3~6개월의 단기 달러 정기예금 비중을 높이면 원화자산 가치가 급락해도 달러자산 가치는 올라가기 때문에 시장 충격을 줄일 수 있다.
이미 발 빠른 슈퍼리치들은 달러자산을 꾸준하게 늘려왔다. 펀드와 주식투자는 사업을 직접 운영하는 위험을 줄여주면서 자본이 대신 일하게 하는 부자 시스템 구축 방법이다. 또 그런 면에서 위기가 왔을 때는 신속 현명하게 대처해야 하는 투자처이기도 하다.
위기가 왔을 때 펀드와 주식투자 자산 가치는 일시적으로 큰 폭으로 떨어진다. 따라서 지금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비중을 조금씩 줄여 현금자산을 확보하는 전략이 더 유용할 수 있다. 시장의 충격은 반드시 전조 현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현재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폭락에 대비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국내 펀드, 주식투자 비중은 줄이고 그동안 높은 가격 때문에 투자를 망설였던 글로벌 해외 우량주식에 투자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아마존 주식의 경우 2100달러 이상 거래되었지만 지금은 1800달러대로 10% 이상 하락했고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테슬라, 록히드마틴 등 글로벌 톱 기업들의 주가하락 조정도 예상된다. 과거 두 차례의 큰 금융위기 때 회복기간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년 이상이 소요됐다. 지금은 달러자산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금융위기 회복 후 글로벌 시장을 주도해나갈 우량기업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분석해 투자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부동산시장의 경우 IMF 사례를 보면, 큰 폭락을 겪은 뒤 회복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현재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부동산시장에 몰리고 있어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간 측면이 있다. 내가 살 집 한 채는 꼭 필요하지만, 부동산 투자가 과거처럼 사면 오른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슈퍼리치의 움직임을 보면 답은 나와 있다. 슈퍼리치의 아파트 투자에 대한 관심은 줄었다. 반면 적극적인 자녀증여를 고민하고 해외 우량주식 투자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세계 경제는 점점 더 하나로 연결되고 있다. 슈퍼리치는 글로벌 1등 기업이 앞으로 시장을 주도해나가는 현상이 가속화할 것을 예측하고 부동산 비중을 줄이며 한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집 이외의 부동산은 금융자산처럼 포트폴리오 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 꼭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다면 금융시장의 불안이 해소되는 시점, 예를 들어 큰 시장조정 후 회복기에 거품이 빠진 뒤 투자하겠다는 마음으로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