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 밖으로 나온 ‘전설의 술’ 전통주

기사입력 2022-06-28 08:23 기사수정 2022-06-28 08:23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시대까지만 하더라도 각 가정에서 술을 담그는 ‘가양주 문화’가 있었다. 문헌에 남겨진 전통주 종류만 해도 600종이 넘는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가양주 면허제가 적용되고 양곡 정책으로 쌀을 주류 양조에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서 대부분의 전통주가 사라졌다. 그럼에도 옛 문헌을 토대로 전통주를 복원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우리술 복원 프로젝트’로 옛 문헌으로 전해지던 술을 복원하고 있으며, 국순당도 ‘우리술 복원 사업’을 하고 있다. 문헌 밖으로 나온 전통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솔송주 녹파주(사진=한국전통주백과)
▲솔송주 녹파주(사진=한국전통주백과)

◆녹파주(綠波酒)

녹파주는 우리나라 최초로 발간된 요리책 ‘산가요록’(山家要錄)에 실려 있던 고려 시대 대표주다. ‘푸른 파도’라는 뜻으로 선비의 술이라고 불렸다. 조선 시대 문헌인 ‘양주방’(釀酒方), ‘사시찬요초’(四時纂要抄),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규합총서’(閨閤叢書),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 등 여러 문헌에 소개된 것으로 보아 대중화된 술이었을 것으로 예상한다. 깔끔한 맛으로 기름진 명절 음식과 잘 어울린다.

◆소곡주

소곡주는 백제 시대 왕실에서 즐겨 마시다 조선 시대까지 이어져온 명주다. 쌀에서 우러나는 진한 단맛과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누룩이 적게 들어가 ‘소곡주’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한번 마시면 일어나지 않고 계속 마셨다고 해 ‘앉은뱅이 술’이라고도 부른다. 소곡주를 빚는 방법은 대략 7가지가 알려져 있으며, 충남 한산 지방의 한산 소곡주가 유명하다.

▲술샘 이화주(사진=술샘)
▲술샘 이화주(사진=술샘)

◆이화주(梨花酒)

이화주는 배꽃이 필 무렵에 누룩을 띄워 담근 술이다. 농후한 단맛과 신맛의 조화가 특징으로, 숟가락으로 떠먹을 수 있을 정도로 걸쭉한 고려 시대 고급 막걸리다. ‘수운잡방’(需雲雜方),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 ‘규곤시의방’ 등의 기록에 따라 복원했다.

◆창포주(菖蒲酒)

창포주는 절기상 단오에 마시는 시절주로 고려 시대부터 내려온 역사 깊은 술이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피를 맑게 해 풍증 등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전통 누룩과 쌀을 이용해 ‘주찬’(酒饌)의 전통 방법 그대로 빚은 술이다.

▲국순당 석탄향(사진=국순당)
▲국순당 석탄향(사진=국순당)

◆석탄향(惜呑香)

와인처럼 향과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조선 시대 명주다. 술의 맛과 향이 좋아 입에 한번 머금으면 삼키기 아깝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9가지 문헌에 언급된 술로 ‘주찬’(酒饌)과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에 기록된 제법으로 복원했다.

◆아황주(鴉黃酒)

아황주는 고려 시대부터 전해오던 우리술이다. ‘술잔에 비친 까마귀가 노랗게 보인다’는 이름 뜻처럼 다른 약주보다 진한 황금색을 띠고 단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궁중에서 사시사철 즐겨 마신 아황주는 조선 시대 요리책인 ‘수운잡방’(需雲雜方)에서 찾은 제조법으로 복원했다.

▲최행숙전통주가 아황주(사진=한국전통주백과)
▲최행숙전통주가 아황주(사진=한국전통주백과)

◆백세주(百歲酒)

백세주는 고려 시대 명주인 백하주의 제법인 생쌀 발효법을 복원한 약주다. ‘고사촬요’(攷事撮要)의 “쌀을 가루 내 끓는 물을 부어 반죽하여 술을 빚는다”는 문헌 내용을 바탕으로 복원했다.

◆삼일주(三日酒)

삼일주는 3일 만에 빚어지는 과일향이 나는 술로 서민들이 즐겨 마셨다. ‘음식방문’(飮食方文), ‘요록’(要錄), ‘주방문’(酒方文), ‘산림경제’(山林經濟) 등 수많은 문헌에 등장한다. 설을 맞아 가정에서 쉽게 담가 마시던 가양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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