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령사회 진입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고령자 운전 문제다.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노인운전자도 늘고 있으나, 거주지 주변 대중교통이 취약하거나 생계를 위해 화물을 운반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이동권을 일률적으로 제한하기는 어려운 상황. 이 때문에 운전면허 반납 유도 등의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이 마저도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노인운전자 사고는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3만1072건이었던 노인운전자 사고는 2024년 4만2369건으로 집계돼 4년 새 약 36.4% 증가했다.
우리와 같이 고령화로 인한 사회 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에서는 운전 포기를 유도하는 정책과 함께, 운전을 지속하더라도 보다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동권 제한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운전 과정에서 사고 위험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자는 접근이다.
이와 관련, 일본의 토요타 모빌리티 재단이 주목할 만한 실증 결과를 내놓았다. 토요타 모빌리티 재단은 2014년 토요타 자동차 출연한 비영리 재단으로, 교통안전과 고령자 이동 등 이동 관련 과제를 실험하고 사회적 해법을 모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재단 이사장은 토요타 자동차 회장인 토요다 아키오가 맡고 있다.
재단은 고령자의 안전운전을 돕기 위한 새로운 방식의 실증실험을 진행했다. 차량 보조석에 고양이형 로봇을 태워 운전자의 심리 변화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기술적 경고나 평가 대신 정서적 반응에 주목한 점이 특징이다.
토요타 모빌리티 재단은 26일, 고령 운전자의 안전운전 지속을 지원하기 위한 시도의 하나로 고양이형 로봇 ‘드라냥’을 개발하고, 이를 실제 운전 환경에서 검증하는 실증실험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드라냥은 평소에는 잠든 상태로 숨소리를 내다가 급가속이나 급제동 등 위험한 운전이 감지되면 눈을 뜨고 울음소리를 내 반응한다. 운전자의 행동을 직접 평가하거나 점수화하지 않고, ‘깨우고 싶지 않은 존재’를 곁에 두는 방식으로 운전 태도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재단은 앞서 블랙박스 영상과 인공지능(AI) 분석을 활용해 운전 습관을 진단하고, 안전 운전 점수를 제공하는 실험 통해 일정 수준의 운전 습관 개선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운전 행위가 평가되거나 영상이 기록된다는 점에 대한 고령자의 심리적 부담이 과제로 남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실험에서는 평가나 경고를 최소화한 간접적 접근을 택했다.

현재 일본에서도 65세 이상 노인 1인 가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 일본 자동차안전운전센터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동승자가 없는 경우 운전자 사망·중상률이 동승자가 있을 때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경향은 고령층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재단은 이러한 통계에 주목해 ‘동승 효과’를 감정적 방식으로 구현하는 실험을 설계했다.
실증실험은 지난해 11~12월, 65세 이상 노인운전자 7명과 운전 경력이 짧은 20~30대 운전자 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며칠간 ‘드라냥’을 보조석에 태운 채 운전한 뒤 설문조사와 인터뷰에 참여했다.
노인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옆에 누군가 함께 타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애착이 생겼다”는 반응이 나왔다. 일부는 “고양이를 깨우지 않으려고 평소보다 더 조심스럽게 운전했다”고 답했다. 운전 경력이 짧은 참가자들 역시 “존재감이 과하지 않아 자연스럽다”, “오히려 운전에 더 집중하게 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토요타 모빌리티 재단은 이번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드라냥의 기능과 설계를 개선하는 한편, 고령자의 이동을 존중하면서도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안전운전 지원 방안을 계속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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