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특선-문화 읽기] 추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기사입력 2015-03-05 17:49 기사수정 2015-03-05 17:49

중년도 때로는 마음속 ‘하이드’를 품는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한 장면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뮤지컬스쿨 교수


한국의 중장년 남성들은 누구라도 일탈로의 비밀 통로를 상상 속에서라도 품고 살지 않을까? 그렇지 않고서야 이데올로기와 산업 격변기를 온몸으로 치러냈고 가장의 책무감과 세계 최고라는 격무시간을 감내하는 데다 고령 사회 진입 세대라 수명은 길어지지만 60세 이후 정책적인 노후 대책이 전혀 없는 미래에 내몰리는 현실을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마음속에 ‘하이드’ 한 명쯤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영국 작가 R.L.B.스티븐슨이 1886년에 발표한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는 인간의 이중성인 선과 악을 약품으로 분리할 수 있다고 믿고 스스로를 생체 실험하다가 자신 속의 숨은 자아인 하이드(영어로 hide, 숨다)에게 영혼을 잠식당하고 마는 지킬박사 이야기다. 하이드는 살인과 범죄를 사이코패스처럼 저지른다.

그 명작 소설을 소재로 한 뮤지컬이 있다. 바로 ‘지킬 앤 하이드’다.

티켓 오픈을 하면 반나절 만에 60억 원어치의 티켓을 매진시키는 놀라운 배우 조승우의 신화와 중장년 남성들이 사랑하는 테마곡 ‘지금 이 순간’을 탄생시킨 뮤지컬이다.

뮤지컬을 보는 재미는 크게 세 가지다. 웰 메이드 스토리에 내 삶을 반추하는 재미. 화려한 메커니즘에 눈이 즐거운 재미, 주옥같은 노래들로 귀까지 호강하는 재미인데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중장년 남성들이 공감하기 좋은 드라마틱한 이야기와 인상적이고 서정적인 뮤직 넘버가 특히 많아 오감을 만족할 수 있다.

요즘 다중인격자를 다루는 TV 프로그램도 성행하던데 분출하지 못하는 우리 속의 ‘하이드’를 달래는 일탈을 공연장으로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한국 사회의 장하고 위대한 주역들답게 다시 건강한 에너지로 삶을 더 풍요롭게 누려보자. 브라보 마이 라이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일정: 2015.04.05 까지

장소: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출연: 류정한, 조승우, 박은태, 조강현, 소냐, 리사, 린아 등

제작: 롯데엔터테인먼트, ㈜오디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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