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여가, 소비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액티브 시니어’의 부상은 국내 시니어 산업 지형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시니어의 삶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더 나아가 브랜드화하는 전략으로 주목받는 기업 FOCC(Future of Community Contents)의 김덕영 대표를 만났다. FOCC는 콘텐츠 기획에서 여행, 커뮤니티 운영, 인플루언서 브랜딩, 글로벌 콘텐츠 IP 수출까지 아우르는 독특한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FOCC는 2022년 설립된 시니어 커뮤니티
1인가구가 급증하고 있는 일본에서 ‘삶의 마지막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는 점점 더 절실한 화두가 되고 있다. 보호자가 없는 고령자, 개호필요등급(要介護認定)을 받지 못해 공공요양시설 입소조차 어려운 독거노인의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인지기능 저하와 함께 이들의 재산과 신상 관리가 사실상 공백으로 남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일본에서는 주목할 만한 민간 주도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바로 ‘전국고령자등종신서포트사업자협회(全国高齢者等終身サポート事業者協会, 이하 협회)’라는 긴 이름의 단체다. 이들은 출범 준비를
노인 돌봄시장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생활연구소의 연현주 대표를 만났다. IT업계에서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청소 O2O 서비스’를 주력으로 창업해 이름을 알린 그가 어르신 돌봄 방문 서비스 ‘청연케어’를 출시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신선하면서도 당연해 보였다. 생활연구소에는 매일 가정을 방문하며 가사를 돕는 수만 명의 매니저들이 있었다. 돌봄 분야로의 확장은 자연스러운 수순처럼 느껴졌다. 실제로는 어땠을까? 연 대표는 2001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시작으로 엔씨소프트, 카카오에서 굵직한 사업을 맡으면서 국내 IT 업계를 두루 거쳤
고령자의 삶을 지원하는 일을 우리는 ‘돌봄’이라고 표현한다. 이 단어를 잘 들여다보면 타인에게 서비스나 재화를 전달한다는 의미로, 노인의 입장에선 남의 도움을 받는, 수동적인 뜻이 담겨져 있다. 하지만 평생을 치열하게 살아온 입장에선 내 방식대로, 내 집에서 살고 싶다는 욕구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늙는 것이 좋을까? 일본에서 발간된 ‘自分で自分の介護をする本(스스로 자신을 돌보는 요양의 책)’ 시리즈는 이런 고민을 담고 있다. 일본 고령자 독자들 사이에서 꾸준한 반향을 불러일으켜, 영향력 있는 실용서로 평가받고 있다.
복지용구나 고령친화 제품 등 노인을 위한 제품은 디자인과는 거리가 먼 것이 현실이다. 국민건강보험이나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정해 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가격 내에서 제작해 납품해야 하기 때문에 디자인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것이 제조사들의 하소연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디자인부터 손봐야 한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 바로 최명식 한국디자인고령센터 대표다. 그는 디자인 교육, 정책, 산업 실무를 아우르며, 정년 후에는 다시 '고령사회'라는 새로운 과제를 향해 뛰어들었다. 최명식 교수는 중앙대를 졸업 후 영국 왕립
지난 18일 일본 서점가에 출간된 신간 ‘내가 죽은 후에도 사랑하는 개를 지키는 책’의 저자 토미타 소노코(富田園子) 씨와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고양이 잡지의 편집장을 지냈고, 일본동물과학연구소 회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작가로서 활발하게 고양이와 개에 관한 서적의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자신을 “고양이 열 마리와 함께 사는 사람”이라 소개했다. 2023년 그의 저서 ‘교양으로서의 고양이 - 무심코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고양이 지식 151’의 저자 소개에는 ‘고양이 일곱 마리와 함께 사는 사람’이라고 되어
인터뷰를 위해 이장우(69) 박사를 만난 곳은 압구정동의 한 스타벅스였다. 커피값을 누가 낼지를 두고 잠깐의 실랑이가 오갔지만, 그는 익숙하게 휴대폰을 꺼내 스타벅스 앱의 사이렌오더(온라인 주문)로 상황을 정리했다. “강의가 많아 늘 서두르다 보니 주문조차 빨리 나오는 방법을 찾아두었습니다. 메뉴마다 걸리는 시간을 파악한 거죠(웃음).” 곧 일흔을 앞둔 그였지만, 세상을 향한 그의 눈빛과 호기심은 청년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이 박사는 한국 3M에서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미국 본사의 최초 한국인 매니저로 발탁되었고, 이메이션코리아
"중장년은 결코 퇴장해야 할 세대가 아닙니다. 우리는 여전히 생생히 일하고, 배울 수 있고, 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경험 많은 '어른'입니다." 배미경 회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경험’의 가치였다. 간호사에서 시작해 제약 마케팅 전문가로, 그리고 헬스케어 전문 컨설팅사 회장을 거쳐 중장년 일자리 기업의 설립, 한국중장년협회의 초대 회장 취임에 이르기까지. 배미경 회장의 커리어는 단순한 경력의 연속이 아니다. 경험의 힘을 믿고, 변화를 주도해왔다. 배 회장은 간호대학을 졸업한 뒤 병원에서 간호사로 첫 경력을 시작
최근 38년간의 긴 공직 생활을 마무리한 옥미정 前 복지생활국장을 만났다. 옥 전 국장은 1988년 겨울부터 지금까지 모든 공직생활을 강남구청에서 지낸, 그간의 변화를 꿰뚫고 있는 지역사회 복지의 산증인이다. 지역사회 현장에서 유아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복지의 전 생애주기를 직접 경험한 이로서, 그는 늘 주민과 함께 성장해 온 공직자였다. “퇴임이요? 너무 좋아요. 서운하거나 아쉽기보다는 그냥 홀가분해요.” 그는 퇴임 이후 삶에 대해 담담하면서도 유쾌하게 이야기했다. 충북에 마련한 텃밭을 가꾸고, 집안 정리를 하며 보내는 매일이
“좋은 돌봄이란 결국, 돌봄의 대상이 되는 그 사람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의 문제입니다.” 김동선 PCC(사람중심케어) 실천네트워크 대표는 오랜 시간 돌봄 현장을 연구해 온 학자이자 실천가다. 그의 말은 단순한 이상이 아니다. 장기요양 제도가 탄생하기도 전인 2001년, 일본 시골 마을에서 노인 돌봄의 현장을 직접 목격하며 느낀 강렬한 인상은 지금도 그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처음엔 어르신들을 잘 대해주나 보다 정도로만 느꼈어요. 나중에서야 알았죠. 사람을 중심에 두는 돌봄이 실천되고 있는 곳이었다는 것을 말이죠.” 그의 표
표영호의 삶은 전환의 연속이었다. 개그맨, 강연자, 부동산 전문가, 그리고 유튜버까지. 다양한 정체성을 거친 그는 ‘인생 2막’의 성공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그런 그가 꼽는 가장 큰 원동력은 ‘실패’다. 실패를 반복하며 방향을 조정했고, 그 과정이 곧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한다. 그는 스스로를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표영호는 1993년 MBC 공채 4기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일요일 일요일 밤에’, ‘무(모)한 도전’ 등에 출연하며 화려한 입담으로 시청자를 사로
“이분을 만난 건 제 행운이에요. 늘 우울했던 생활이 인숙 씨를 만나 즐거워졌어요.” 서울의 한 임대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80세 할머니는 이인숙 씨의 손을 꼭 잡고 기자에게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를 만나고 생활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답답했던 삶이 어떻게 개선됐는지 이야기했다. 올해로 만 65세. 2014년부터 12년째 생활지원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인숙 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어르신들의 안부를 챙긴다. 소속은 서울시 강남구노인통합지원센터. 현재 이 센터에는 그녀처럼 현장을 누비는 생활지원사가 88명에 달한다. 그가 이 일을 시
2023년 가을 어느 날. 서울대 캠퍼스 곳곳에 흥미로운 포스터가 붙었다. ‘시니어 비즈니스’에 관심 있는 학우들을 찾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급하게 작성해 A4 용지에 출력한 포스터가 학생들의 주목을 받을 리 만무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래도 작성자는 기죽지 않았다. 온라인에선 ‘종교단체 포교 아니냐’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현재 시니어 비즈니스 업계에서 젊은 인재들의 화수분이라는 평가를 받는 학술 모임, ‘시니어퓨처’의 정동호(29) 대표 이야기다. “정말 그만두어야 하나 생각도 했죠. 그러다 시각디자인과
엄유진 ‘펀자이씨툰’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사진 촬영을 안 하고 제 그림으로 대신하면 안 될까요?”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익숙치 않아 부끄럼에 쓰러질지 모른다던 엄유진 작가. 그런 그가 인터뷰를 마칠 무렵엔 “기자님들과 기념사진 찍어도 돼요?” 하며 먼저 카메라를 켠다. 타인의 좋은 면을 찾아내는 애정 어린 시선과 기록자의 성실한 기질이 태생적 낯가림을 이긴 것이다. 그의 팬들을 매료시킨 힘이다. 연필 끝으로 그린 일상에 그의 다정함이 오롯이 묻어난다. 저마다 병과 함께 산다 ‘펀자이씨툰’을 연재하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엄유
강학중 한국가정경영연구소 소장은 대교 대표이사라는 안정된 자리를 내려놓고, 인생 2막을 ‘가정’이라는 본질로 돌아갔다. 그는 말한다. 노년기 행복의 핵심은 돈도 건강도 아닌 ‘관계’라고. 부부는 작은 조직이고, 가족은 경영의 대상이며, 소통은 노력으로 길러지는 능력이라고. 인생의 반환점을 돌고 있는 시니어들에게 그는 “행복한 가족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리더십도 필요하고, 대화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가족을 선택한 남자, CEO에서 연구소장으로 강학중 소장은 대교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 2000년 1월 1일, 한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