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힌 나만의 아지트 대공개] 다락, 길, 내 집

기사입력 2016-09-07 10:57 기사수정 2016-09-07 10:57

▲필자에게 최고의 아지트는 집이다. (최갑숙 동년기자)
▲필자에게 최고의 아지트는 집이다. (최갑숙 동년기자)
필자의 아지트는 다락, 길, 집이다.

◇다락은 나만의 공긴

방 세 개, 마루, 부엌 구조의 옛날 한옥에서는 부엌 바닥이 본 건물 다른 부분보다 낮다. 큰방이 부엌과 연결되어 있으면서 큰방 옆 부엌 위가 제법 큰 공간의 다락이 된다. 간혹 사용하는 물건을 저장하는데 필자의 집 다락은 다른 집 다락보다 좀 넓었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 저장하고도 몇 사람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어린 시절 필자의 아지트였다.

혼자서 만화를 보기도 하고 울긋불긋 어린아이의 원색 생각도 펼쳤다. 동무들과 소소한 장난도 이곳에서 했다.

어린아이에게 다락방이 혼자만의 공간일 수밖에 없는 것은 방 세 개의 집에 거주하는 가족이 많은 환경 때문이기도 했다. 그나마 다락방이라도 있다는 것은 행운이었다. 지금까지도 예쁜 추억의 한 자락으로 남아있는 필자 집 다락방을 무척 좋아하였던 글짓기 잘하던 반 동무가 생각난다. 어린 시절 다락에서 금단의 장난을 하였던 기억은 없다. 단지 손윗사람들의 보호에서 벗어나 독립하고 싶은 장소였다. 인간의 보편심리인 좁고 어두운 장소에 대한 태아적의 향수이기도하다.

◇길은 인간의 영원한 친구다

필자는 길을 걸으며 생각하고, 공상하고, 고민하고, 두려워하고, 꿈꾼다. 모두에게 공개되고 허용된 길은 만인의 것이기에 개인의 것이기도 하다. 간섭도 없다 화가 나도, 슬퍼도, 문제가 생겨도, 친구들과 갈등이 있어도 필자는 길 위에 섰다. 화남도, 두려움도, 희망도, 대책 없이 부풀어만 가는 미래의 설계도도 걸으면서 머리와 가슴과 발로 함께 만든다.

길 위에서는 필자의 모든 생각은 활동사진이 된다. 생각이 깊고 길면 하염없이 걸었다 필자만의 세계로 함몰이 가능하다. 타인은 철저히 사라진다. 그럴 때 필자의 표정은 실시간으로 변화한다. 슬픈 생각을 할 때면 눈물 글썽인다. 우스운 사건을 떠올리면 얼굴 가득 웃음꽃을 피운다. 화를 내기도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하고, 심각해지기도 한다.

다양한 표정으로 필자는 주위 사람들에게 이상한 사람으로 오인 받기도 한다. 큰 언니의 친구가 언니더러 “너 동생 길에서 자주 본다, 스쳐 지나가도 사람을 알아보지도 못하더라. 혼자서 싱글거리기도 하고, 슬픈 표정도 짓고, 집에서도 이상한 행동을 하니” 했단다. 그때부터는 되도록 필자 집에서 먼 곳의 길을 택하여 걸었다.

길 위에서 하는 몰입의 세계에서는 필자 두뇌의 회전도 가속을 받는다. 좋은 생각이든, 우울한 생각이든, 슬픈 생각이든 생각의 속도가 빠르다. 원심분리기처럼 마음의 갈피들을 분명하게 분리할 수 있다. 모든 감성의 문제들은 이 길 위에서 확대와 축소가 가능하다. 현재와 미래의 시간여행도 가능하다, 길은 필자 자아 형성의 기간 인큐베이터 공간이다. 길은 공개적이면서도 은밀한, 안이면서 밖인 완벽한 아지트다.

◇집은 영원한 아지트

가난한 애인들에게는 그들만을 위한 작은 공간이 파라다이스가 될 것이다. 필자는 집 전부가 내 아지트다. 집뿐 아니다. 모든 생활이 필자만이다.

눈을 피하여 하고 싶은 일도 없다. 필자가 하는 일에 방해할 사람도 없다. 집은 필자 생애 가장 넓은 나만의 아지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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