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추기(思秋期)’를 보낸 시니어는 다시 한 번 독립의 시기를 마주한다. 자녀들은 취업과 결혼을 통해 ‘품안의 자식’에서 벗어나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함께하자”던 배우자와는 사별을 겪으며 혼자 서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 시기의 선택지는 의외로 다양하다. 지금까지 살아온 집에서 계속 생활하는 것(AIP·Aging in Place)은 보통의 방법이다. 또 다른 선택지는 실버타운, 즉 노인복지주택이다. 식사와 청소의 부담에서 벗어나, 누구의 할머니·할아버지가 아닌 ‘나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 브라보마이라이프는 2026년 현재 운영되고 있는 실버타운을 찾아가 봤다.

집을 구할 때 조건은 의외로 단순하다. 역과 거주지가 얼마나 가까운지, 병원과 마트는 있는지, 걸어서 생활할 수 있는지, 이른바 ‘역세권’과 ‘생활 인프라’는 나이를 막론하고 가장 선호하는 주거 기준이다. 은퇴 이후의 주거지도 다르지 않다. 오히려 이동이 줄어드는 시기일수록 역세권의 가치는 더 커진다.
‘서울시니어스 가양타워’는 강서구 9호선 증미역 3번과 4번 출구에서 5분 이내로 닿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보통 실버타운이라고 하면 도심 외곽 또는 한적한 교외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곳은 전혀 다르다. 출퇴근 시간엔 인파가 몰리는 생활권 한복판이자 대형마트와 영화관, 병원, 공원이 모여 있는 상권 중심에 있다. 입지부터 노인복지주택이 아닌 ‘도심 아파트’에 가깝다.

◇ 보증금 2억~6억대, 계약 5년·최소 거주 3년…월 생활비 150만 원대부터
가양타워는 총 350세대(39~164㎡) 규모의 도심형 실버타운으로 계약 기간은 5년이며 최소 의무 거주 기간은 3년이다. 3년 이내 중도 해지 시에는 총 보증금의 5%가 위약금으로 공제된다.
입주 보증금은 평형에 따라 2억 원대부터 6억 원대 중반까지 구성돼 있다. 평형별 보증금은 △소형 원룸(11~13평형) 약 1억 9000만~2억2000만 원대 △19~21평형 3억4000만~3억8000만 원대 △25평형 4억4000만 원대 △31~35평형 5억5000만~6억5000만 원 선 등이다. 일부 대형(40평대 이상)은 9억 원대까지 올라간다.
월 생활비는 관리비와 건강관리비, 세대 청소비, 시설 이용료, 의무식(월 60식)이 포함된다. 1인 기준 소형은 월 150만 원대, 20평형대는 180~190만 원대, 30평형대는 210만~230만 원대 수준이다. 부부 2인 입주 시에는 280만~330만 원대까지 증가한다. 전기와 난방, 수도요금 등 공과금은 별도다.
입주 가능 연령은 60세 이상이다. 부부 중 한 명만 조건을 충족해도 입주할 수 있다. 다만 일상생활이 가능한 건강 상태가 전제된다. 장기요양등급을 부여받았다면 대면 및 병원 서류 검토를 통해 입주 가능 여부를 결정한다.
◇ 간호 인력 상주·병원 연계…생활과 돌봄 잇는 단계별 케어 체계
서울시니어스 가양타워는 생활 중심 주거를 표방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의료·돌봄 체계도 갖췄다. 시설 내에는 간호 인력이 상주하며 입주자의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한다. 입주 초기에는 상담과 기초 건강 체크를 통해 생활 패턴을 점검하고, 이후에도 혈압·체력 등 기본 건강 지표를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건강이 악화될 경우에는 단계적으로 돌봄 서비스를 연계한다. 요양보호사 방문 시간을 늘리거나 타워 내 주·야간보호센터 프로그램을 이용하도록 안내하는 방식이다. 일상생활 지원이 필요한 입주자도 기존 거주 공간을 유지한 채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주거동은 기능에 따라 구분한다. 일반 독립생활이 가능한 입주자가 거주하는 A동과 달리, B동에는 요양원과 주·야간보호센터, 그린하우스 등 돌봄 시설이 함께 운영된다. 건강 상태 변화에 따라 동일 단지 내에서 생활 단계를 조정할 수 있는 구조다.
응급 상황 발생 시에는 119 구급대와 연계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된다. 도심 입지 특성상 종합병원 접근성도 높다. 주거와 돌봄을 한 공간에서 해결하는 구조다. 실버타운 본래 기능에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 저염식 중심 식단에 월 60식 제공…식사도 ‘건강관리 시스템’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바로 식사다. 입주자에게 월 60식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관리비에 식비와 건강관리비를 포함한 구조로 하루 두 끼 이상을 단지 내 식당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식단은 저염식을 원칙으로 운영한다. 튀김보다는 찜과 구이 위주 조리법을 사용하고, 현미·잡곡 등 선택식을 제공한다. 집단 급식이지만 알레르기나 개인 기호를 고려해 메뉴 선택 폭을 넓힌 점도 특징이다.
입주 초기에는 간호·영양·운동팀이 입주자의 생활 패턴을 함께 점검한다. 체중과 식습관, 활동량 변화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식단이나 운동 프로그램을 조정한다. 단순 식사 지원을 넘어 ‘생활 관리 체계’에 가깝다는 인상을 준다.
혼자 거주할 때보다 규칙적인 식사와 일정한 생활 리듬을 유지할 수 있는 점은 입주자 다수가 체감하는 변화다.
◇ 식사·운동·문화까지 ‘원스톱’…생활형 실버타운의 일상
건강 관리 체계 위에 얹힌 건 ‘생활’이다. 가양타워를 둘러보며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생활 편의시설을 ‘한 건물 안에 모았다’는 점이다. 식당, 사우나, 수영장, 헬스장, 동호회실, 문화공연장, 갤러리까지 대부분의 일상이 엘리베이터 동선 안에서 해결된다.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운동과 취미, 문화생활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구조다.
고령층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은 거리다. 병원 한 번, 운동 한 번, 장보기 한 번에도 이동이 필요하면 외출 자체가 번거로워지기 마련이다. 가양타워는 이 물리적 장벽을 설계 단계에서 최소화했다. 단지 안에서 식사와 운동, 여가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동선을 짧게 묶었다.
덕분에 시니어들의 일과도 규칙적으로 흘러간다. 아침 식사 후 헬스장이나 수영장을 찾고, 오후에는 동호회나 강좌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모임을 하거나 휴식으로 이어지는 식이다. 이러한 과정들이 ‘특별한 일정’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처럼 활동이 반복된다.
◇ 합창단·동호회·공연까지…“노후도 바쁘게 사는 공간”
가양타워의 또 다른 특징은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이다. 단순히 거주하는 공간을 넘어 운동과 취미, 문화생활까지 단지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타워 내에는 합창단과 당구, 체조, 요가 등 10여 개 이상의 동호회가 운영된다. 계절별 나들이와 소규모 여행 프로그램도 수시로 열린다. 참여는 자율이지만 하루 한 번 이상 모임이나 강좌에 참여하는 입주자가 적지 않다.
특히 260석 규모 아트홀과 갤러리는 이곳만의 상징적 공간이다. 외부 공연과 전시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입주자가 직접 무대에서는 발표회도 이어진다. 단지 안에서 문화생활이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스며드는 구조다.

최근에는 60·70대 초반의 ‘액티브 시니어’ 입주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은퇴 이후에도 경제 활동이나 취미 활동을 이어가는 이들이다. 단순히 돌봄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더 건강하게 살기 위해 먼저 실버타운을 찾는 수요다.
아침이면 헬스장과 수영장으로 향하고, 낮에는 강좌와 동호회가 이어진다. 저녁에는 로비 라운지 등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일상처럼 반복된다. 돌봄보다 생활이 먼저 보이는 서울시니어스 가양타워의 하루는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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