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업계의 최대 악재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화재 여파가 가시지 않았다. 2017년 8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총 28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관련 기업들의 올 4분기 실적은 부진하고 모멘텀도 이미 바닥이다.
이런 상황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배터리업계의 내년 전망이 나아질 것이라는 증권가의 분석이다. ESS 관련 일회성 비용이 사라지고 둔화됐던 전기차시장 회복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어서다. 이에 국내 배터리기업인 삼성SDI와 LG화학을 살펴봤다.
◇살아나는 긍정 모멘텀
삼성SDI의 올 4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할 전망이다. 두달 전 발표한 ESS 관련 특수 소화시스템 설치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반영돼서다.
하지만 내년엔 가파른 성장세를 기대해 볼 만하다. 전기차배터리 물량 증가와 ESS 일회성 비용 소멸로 중·대형전지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가속화되고 삼성디스플레이 지분법이익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방 수요 증가 낙수효과가 예상된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에는 전기차시장이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배터리 메이커들의 주가는 이에 선행해 상반기부터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SDI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5만 원을 제시했다. 현대차증권과 신영증권은 각각 ‘매수’와 목표주가 31만 원, 30만 원을 내놨다. 지난 27일 삼성SDI 주가는 종가기준 23만3000원이다.
LG화학 역시 삼성SDI와 흡사한 노선을 가고 있다. ESS 관련 일회성 비용으로 올 4분기에는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여기에 화학 시황 둔화가 지속되면 내년 1분기 실적도 부진할 수 있다. 다만 전기차배터리부문은 수율 회복으로 손익분기점(BEP)을 넘기는 실적이 기대된다.
내년엔 전기차배터리부문에서 긍정적 모멘텀이 기대된다. 자동차업체들의 전기차 전략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고품질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몇개 없어 선발 업체 중심으로 수주 확대 및 마진 개선이 기대된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내년 하반기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내년 2분기 테슬라 모델 Y 및 자율주행기능 출시 등 긍정적 모멘텀은 상반기에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LG화학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6만 원을 유지했다. 신한금융투자는와 NH투자증권은 각각 ‘매수’와 40만 원, 39만 원을 제시했다. LG화학은 지난 27일 31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